카라 로슨 미국 여자농구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월드컵 4강에 오른 ‘최강’ 미국이 이탈리아전에서 혼쭐이 난 뒤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ESPN은 12일 미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이탈리아전 직후 나온 카러 로슨 감독의 강한 질책을 계기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준결승에 진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7일 욜린 이탈리아와 조별리그 경기에서 4쿼터까지 끌려가는 고전을 펼친 끝에 55-52로 힘겹게 승리했다. 미국이 여자 월드컵에서 55점 이하에 그친 것은 1971년 이후 처음이었다. 1994년 이후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단 한 번밖에 패하지 않은 미국이었지만, 이날만큼은 2006년 월드컵 준결승 이후 20년 만의 메이저 국제대회 패배 위기까지 몰렸다. ESPN에 따르면 경기 직후 로슨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단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로슨 감독은 “상대가 우리보다 더 큰 열정을 갖고 경기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12명 모두가 높은 수준에서 경쟁할 준비가 되지 않는 모습도 다시 나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로슨 감독의 메시지에 공감했다. 네이피어 콜리어는 “우리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국가를 대표해 뛰면서 그런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돌아봤다. 이어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도전으로 받아들였다”며 “그런 문제는 다시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실제로 미국은 이후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체코를 41점 차로 완파한 데 이어 8강에서는 헝가리를 52점 차로 대파하며 11회 연속 월드컵 준결승에 올랐다. 브리애나 스튜어트는 이탈리아전을 “모두에게 필요했던 경고”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런 대회에서 경기하는 것은 어렵고 미국 대표팀으로 뛰는 것도 쉽지 않다”며 “항상 엄청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기준”이라고 말했다. 로슨 감독은 짧은 기간에 많은 경기를 치르는 월드컵에서는 선수들에게 문제점을 곧바로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는 열흘 동안 6경기를 치르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로슨 감독은 “슛이 평소처럼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흔들리고 끈질긴 정신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열정과 에너지, 강한 경기력으로 팀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 여자대표팀 단장을 맡은 수 버드도 로슨 감독의 대응에 힘을 실었다. 버드는 “로슨 감독의 지적은 정확했다”며 “형편없는 경기를 펼치고도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승리하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전은 좋은 경험이 됐다”고 평가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 이번 미국 대표팀은 에이자 윌슨과 켈시 플럼이 막판에 빠지면서 12명 가운데 7명이 성인 대표팀의 주요 국제대회를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일정 중 휴식기를 이용해 베를린에 모인 탓에 함께 훈련한 기간도 2주가 채 되지 않는다. 첼시 그레이는 “모든 팀이 미국을 상대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준다”며 “FIBA 무대에서는 몸싸움이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다르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에서 한 번의 플레이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전 이후 체코와 헝가리를 차례로 대파한 미국의 준결승 상대는 스페인이다. 미국은 지난 3월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예선에서 스페인을 84-70으로 꺾었다. 하지만 케이틀린 클라크는 “스페인은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경기하고 있고 우리와 마찬가지로 대회를 거듭하면서 좋아지고 있다”며 “이런 경기야말로 선수들이 정말 기대하는 경기다. 우리가 어떤 팀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스페인을 물리치면 프랑스-독일전 승자와 우승을 놓고 맞붙는다. 로슨 감독은 “4강에 오른 네 팀 모두 우승할 수 있을 정도의 재능을 갖춘 훌륭한 팀”이라며 “스페인을 상대로는 정말 좋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경계했다. 베를린 | AP연합뉴스